교 2, 3학년이던 아이들은 어느덧 대학교 1, 2학년이 되었다. 여름캠프를 빠짐없이 다니고 캠프졸업선물을 받을 때 소감을 “저는 나중에 대학생 되면 꼭 캠프선생님으로 올꺼예요” 라며 섭섭해 했던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올해는 모두 캠프교사로 왔다. 캠프에 참가할 어린이들을 위해 게임과 수업을 고민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캠프 노래에 맞추어 율동 연습을 하는 것은 참가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리라. 스님에게 꾸중 듣고 벌 받던 남자 개구쟁이들이 이제 교사가 되어 싸움을 말리고, 아이들의 서러움들을 들어주고 달랜다. 참 신기했다.

매년 7~80명의 아이들을 이끌고 3박 4일 혹은 5박 6일 전국사찰을 옮겨 다니며 2-30명의 교사들을 관리하다보면 많은 일이 생긴다. 아이들로 인해 사중스님들에게 야단과 구박도 종종 받는다. 안전과 진행에 온 신경을 기울이다 보면 온몸이 긴장상태가 된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늘 깨어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도록, 불교를 더 사랑하고 사찰을 그리워 할 수 있도록 모두 혼신의 힘을 쏟는다. 어린 교사들은 추억속의 아이로 돌아가 현재의 아이들 마음을 읽고 온몸을 던져 신나게 놀아준다. “스님! 신기해요. 민석이는 어쩌면 제 어릴 때와 똑같을까요? 새삼 그때의 선생님들께 죄송해요.”하고 빙긋 웃는다.

어느덧 캠프를 통해 사랑을 받던 작은 아이들이 사랑을 주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캠프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화내는 엄마에게 아이가 “엄마! 화 내는 이놈이 뭣꼬?” 라고 했다는 어느 어머니의 캠프후기를 보니 가슴이 벅차다.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더위를 물리치며 전국 곳곳에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신 캠프선생님들께 감사의 합장을 올리며, 사찰마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의 마음이 더욱 꽃피기를 소망해 본다.

[불교신문3421호/2018년9월5일자]

자우스님 논설위원·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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