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를 사는 이십대 젊은이들과 갖는 침묵의 시간. 이곳은 성신여자대학교 불교 동아리 성불회.

매주 수요일 저녁 가슴 가득 설레임을 안고 찾는다. 오늘은 또 어떤 친구가 어떤 호기심 어린 신선한 눈빛으로 나타날까?

예불을 마치고 법문 전 갖는 십분 명상시간을 아이들은 유난히 좋아한다.

결가부좌로 가슴을 활짝 펴 허리를 곧추 세우고 ‘멈춤’을 익힌다.

젊음도, 시간과 공간도, 지금 이 순간 마저 멈춘다. 고요히 호흡만 바라본다.

명상이 끝난 후 그 순간의 느낌을 들어본다.

“마음이 편안해 졌다, 생각이 고요를 방해하는 것을 보았다, 졸음이 오려 했다,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명상은 고요하면서 순수하다. 이번 주에는 처음 온 학생이 있어서

<장점 찾아서 칭찬해주기 그리고 남의 칭찬 잘 받아들이기>를 했다.

평소 사람을 볼 때 장점을 먼저 보는 습관을 익히다 보면 점점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

남이 나에게 해주는 칭찬을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내 마음의 부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다.

이렇게 명상을 하고 그 느낌을 주고 받다 보면 젊음 뒤에 가려져 있던 불안과 긴장은 조금씩 사라지고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부처님 가르침을 통해 조금씩 삶의 지혜를 알아가는 아이들을 만난다.

올 삼월 처음 법회를 맡으며 불교 동아리 가입 동기를 물었다. 아이들 대부분이 “엄마를 이해해 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엄마가 틈만 나면 회색 옷을 입고 절에 가세요. 아주 열심히. 엄마가 왜 그런지 모르겠고,

절에 가면 좋다고 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런 엄마를 이 곳에서 이해해 보고 싶어요”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아이들은 불교동아리 법회를 통해 엄마가 찾은 마음의 행복을 이해하고, 엄마처럼 불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묵묵히 자식이 부처님 법 만나 행복해지기를 바라던 엄마의 간절한 기도는 이렇게 대학교 불교 동아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불교신문3398호/2018년6월9일자]

자우스님 논설위원·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