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천안]   미국에서 체험한 선수행

유월 한 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산사에 다녀왔다. 지난 3월 선화상인의 법맥을 이은 영화선사를 초청하여 3일 선수행을 하면서 결가부좌 자세가 선정을 깊게 하는데 참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며 더 집중적으로 하고 싶었다. 마침 6월에 집중수행이 있다고 해 바쁜 일상 속에 큰 마음을 내었다. 과학적 사고와 물질문명에 젖은 미국인에게 불법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도 궁금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불칠(佛七)염불수행이었다. 선수행전 7일간 진행되는 이 수행은 새벽 4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식사시간 만 제외하고 염불을 한다. 새벽예불은 능엄신주, 대비주. 반야심경, 약사찬, 삼귀의, 신중찬으로 구성되고 사시는 향찬, 사시불공의식과 아미타염불, 약사염불, 석가모니염불로, 오후기도는 아미타경독송과 아미타염불, 약사염불, 영가시식으로, 저녁기도는 향찬, 108대참회문, 아미타염불로 구성되었다. 대부분 한국에서 하는 내용이지만 그 의식의 원래 의미가 섬세하고 명확하게 잘 표현되어 있어 좋았다. 또한, 의식은 음율이 있어서 가슴 깊은 곳에서 환희심이 올라온다. 염불은 천천히 하다가 조금씩 빨라지는데 마지막에는 아주 빨리함으로서 망상에게 틈을 내어 주지 않는다. 오롯이 부처님과 하나가 된다. 특히, “부처님 명호를 부르면 부처가 되는 공덕을 얻는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다. 주어진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우리 삶은 달라진다. 노는 입에 염불한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에 남을 미워하거나 삶을 원망하는 대신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석가모니불 명호로 채운다면 망상과 고통은 쉬어지고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조금씩 우리의 삶을 비추게 될 것이다.

출가하여 요즘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정말 감사하고 사랑하는 불교가 다치지 않고 이 사회에 커다란 빛이 되게 할 수 있을까? 어려운 때일수록 매일 부처님 명호를 지극히 부르다 보면 번뇌는 사라지고 나의 어리석음에 대한 참회와 미래를 향한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불교신문3413호/2018년8월8일자]

자우스님 논설위원·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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