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자나, 영어참선 너무 기뻐”
삶 변화시켜주었다는 감사편지
캐나다인 크리스 수행 무르익길
내가 캐나다에서 온 크리스를 만난 건 2년 전 여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가 처음 일요영어참선법회에 왔을 때 어설프고 어두운 얼굴이었다. 무언가 불만이 많고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는 그런 분위기였다. 과연 그가 얼마나 계속할까 의문이었지만, 거의 빠짐없이 왔고 열심히 수행에 참여했다. 서울의 유명한 영어학원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참선법회에 참가하면서 그는 조금씩 변해갔고, 얼굴이 점점 밝아졌다. 10년 동안 매주 영어참선법회를 진행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문화적 쇼크 때문에 정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로 법문의 주제는 ‘그들의 고통과 그것을 어떻게 삶속에서 수행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였다. 사실 외국인 포교는 퍼붓기 식이다. 사찰 재정이 어렵다면 시작하기가 어렵다. 넉넉지 않은 사중살림에 가끔은 ‘이제 그만할까’ 생각도 했지만 나는 그가 캐나다로 돌아가면서 전해준 편지의 한 장에 그 마음을 접고 다시금 큰 용기를 내게 됐다.
“자우스님께! 참선으로 저와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 바른길을 알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스님이 선원에서 하신 일들은 한국불교의 위대한 발전에 기여했다고 확신합니다. 제가 처음 이 곳 선원에 왔을 때는 조심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참선단체에서 수행해 왔고 곧 그 단체의 기능에 실질적으로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곳 일요영어참선에 참석하면서 참선수행을 헌신적으로 발전시키는 건강한 단체임을 보고 정말 기뻤습니다. 무엇보다도 수행을 이끌고 계신 스님과 함께하는 것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스님은 아주 간결하고 실질적으로 불교를 가르치는 방법을 알고 계셨습니다. 스님은 오랫동안 참선한 수행자로서의 경험을 자랑하지 않으셨고 경전을 인용하셨습니다. 스님이 말씀하신 방법은 겸손이셨지요. 그래서 스님은 진정한 정신적 스승입니다!
스님이 만든 아이들을 위한 영어담마캠프를 도울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비록 처음에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즐겁게 삶 속에 녹아들도록 보여주는 한 방법임을 보았습니다. 또한 저에게도 사찰문화를 경험하는 훌륭한 방법이었고요. 저는 스님께서 스님의 말씀을 듣기위해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참선시간이든, 차담시간이든지 스님의 말씀은 제게 중요했습니다. 제가 스님의 말씀을 많이 들을수록 저의 인생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디, 저 같은 외국인과 한국사람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소개하는 스님의 열정이 식지 않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반면, 저는 스님께서 저의 수행이 퇴보하지 않기를 기도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앞으로, 비로자나국제선원과 같은 좋은 수행단체를 만나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저는 수행에 진전이 없어 속상할 것 같아요. 제가 수행의 끈을 놓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결론적으로 제가 배운 참선은 5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경험한 일 중 가장 소중하고 값진 것이었음을 말씀드리고자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늘 사랑합니다. 크리스.” (크리스의 편지 전문)
그는 캐나다로 돌아간 뒤에 긍정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감사를 다시 전해 왔고, 캐나다에 있는 한국사찰을 알고 싶어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내가 소개한 사찰에 다녀왔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나는 오늘도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그의 수행이 더욱 무르익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불교신문3192호/2016년4월9일자]